(재)호남문화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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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문화재연구원지회(노동조합) 성명서

2020년 07월 28일 10:32

박동수 조회 948

이사회와 원장간의 파행적 운영으로 인해 정작 연구원의 주인이자 구성원인 직원들의 목소리는 소외되고 있습니다.
호남문화재연구원의 일방적인 운영을 중단하고,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주시기를 요구합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호남문화재연구원지회 조합원의 뜻을 모아 아래와 같이 성명서를 게시합니다.


[성 명 서]


호남문화재연구원은 ‘매장문화재와 후학들에 대한 애정 어린 마음으로 꾸려진 이사진’과, ‘고고학에 대한 열정으로 충만한 연구자’들이 모여 설립된 공적기관이다.

지난 시간, 연구자들은 밤낮없이 현장을 지켰으며, 이사진은 끊임없이 연구자들과 소통하며, 한걸음이라도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였다.

한 여름 뙤약볕은 너무도 뜨거웠고,
살을 에는 듯한 추위는 불길 속에 발을 집어넣고 싶을 정도였다.
밤에는 유물정리로 쉴 틈이 없었고, 자투리 시간에는 논문과 씨름했다.

너무나도 힘들었지만,
연구자들은 묵묵히 업무에 매진했으며,
이사진은 쉴 수 있는 시간을 배려하지 못함을 가슴아파했다.

모두가 ‘호남문화재연구원’의 구성원으로, 하나의 주체로, 함께 가는 동반자로 인식했으며, 그렇게 지금의 ‘호남문화재연구원’을 만들었다.

현재는 어떠한가?
‘트라울’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이사진의 과반을 차지하고,
‘발굴조사’의 과정도 모르는 사람들이 기관의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이사회 의결’이라는 권력을 손에 쥐고,
열악해진 발굴조사 여건은 무시한 채, ‘흑자’와 ‘적자’라는 자본주의 논리만 내세우며, 연구원과의 소통은 일체 단절한 채, ‘이사진’ 그들만의 ‘호남문화재연구원’을 만들어가고 있다.

심지어, 연구원 업무 전반을 책임지는 원장의 ‘직무정지’라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음에도, 단 한마디의 공지나 설명도 없이, ‘인사위원회’를 통한 징계절차를 착수하는,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운영행태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사안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격한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


생각해보라!!
한 조직의 운영 책임자조차도 부지불식간에 ‘징계’의 대상으로 낙인찍히는 현실에서, 평범한 직원들을 솎아 내듯, 내치는 일은 손바닥 뒤집듯 쉽지 않겠는가?

유적마다 다른 조사여건은 무시한 채, 자본주의 논리에 입각한 사유는 한 구성원을 ‘무능한 조사원’으로 바꿀 수 있는 명분이 되기에 충분하며, 이사진만의 특권인 ‘인사위원회’를 통해 법적 절차를 지켰다는 정당성을 스스로에게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데, 우리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는 없는가?
왜 얼굴도 몇 번 보지 못했던 낯선 이들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가?

우리는 ‘노예’가 아니며, 원장 또한 ‘마름’이 아니며, 이사진 역시 ‘주인’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호남문화재연구원’을 구성하는 구성원이자 주체이다.

이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호남문화재연구원지회는 ‘호남문화재연구원’의 구성원이자 주체로서 정당한 권리를 요구한다.


1. 20년째 지속되고 있는 '이사진의, 이사진에 의한, 이사진을 위한 깜깜이 이사회'를 해산하고, 매장문화재 발굴 및 조사기관에 맞게 상생 이사회를 구성하라

2. 잠정합의한 노조와의 단체협약을 1년 넘게 거부하고 있는 이사회는 사과하고 책임자를 해임하라

3. 이사회는 4.26 잠정합의안 존중하고, 즉각 단체협약 체결하라


우리는 이 글의 목적이 한 개인을 옹호하기 위해서가 아닌, 우리 모두의 삶의 터전이자, 자아실현의 공간이 위협받는 입장에서, 손을 놓고 묵묵히 바라만 볼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나온 것임을 분명하게 밝히는 바이다.


2020.07.28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호남문화재연구원지회